제주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다 어디를 가도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즐길거리가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중에서도 제주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단연코 숲길 이다 숲길은 한라산 자락 해발 고지까지 이어진다 이 길은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태고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숲속엔 온갖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 소리만이 가득하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이런 곳에선 누구나 시인이요 예술가가 된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촬영 장소로 인기만점이다 특히 겨울 설경은 환상적이어서 많은 사진작가들에게 사랑 받는다 하지만 아직 대중에겐 낯선 이름이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알고보면 그리 멀지도 않다 서울서 출발하면 시간 남짓 걸린다 제주공항에서 택시타면 분 거리다 공항에서 나와 오른쪽 방향으로 여 분 달리다보면 왼쪽편에 이정표가 보인다 바로 입구다 입장료는 어른 천원이며 주차료는 무료다 매표소 옆에 조그만 카페가 자리잡고 있는데 커피 한잔 마시면서 천천히 산책해도 좋겠다 매표소를 지나자 마자 왼편에 작은 연못이 나온다 수련꽃이 피었다 꽃향기가 은은히 퍼져나온다 주변 나무들은 온통 삼나무뿐이다 하늘 높이 곧게 뻗은 자태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삼나무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니 넓직한 광장이 나타난다 한쪽 편에 정자가 세워져있다 정자 앞에는 큰 돌비석이 서 있다 비석 뒤에 적힌 글귀가 가슴에 와닿는다 이곳은 조선시대 국영목장의 하나인 갑마장 터입니다
라고 적혀있다 갑마장이란 말은 임금님이 타던 말을 기르던 마장터란 뜻인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목장에는 소 돼지등 여러 가축을 키웠지만 워낙 수가 적어서 관리하기 힘들었단다 그러다가 나라에서 직접 운영하는 목장을 만들기로 하였는데 그게 바로 마장소개다 여기서 키우던 말은 한양으로 보내졌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단다 현재는 일부 복원되어 관광객들에게 공개된다 정자앞에 서면 드넓은 초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이 놓여있는 모습이 동화속의 주인공 같아보인다 곳곳에 벤치가 놓여져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그만이다 연인끼리 다정스레 앉아서 이야기 나누어도 참 좋겠단 생각이 든다 산책로 중간중간에 쉼터가 마련돼 있으니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간식을 먹으면 딱좋다
벤치옆에는 예쁜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 할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가 눈내리는 날에도 운치를 느낄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하얀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이 상상만 해도 낭만적이다 한참동안 사색에 잠겨본다 혼자 걸어도 전혀 외롭지않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와 풀벌레 울음소리가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멋진곳이 왜 이제서야 알려졌을까 아쉬움마저 들 정도다 군데군데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사방팔방 막힘없이 탁트인 시야가 압권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정말 장관이다 멀리 풍력발전단지가 보이는가 하더니 이내 한라산의 백록담 분화구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날씨가 맑은날에는 성산일출봉까지 보인다고 한다 아쉽게도 오늘은 안개때문에 볼수가 없다 그래도 비양도가 아스라히 들어온다 바다건너 우도섬이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진다 올레꾼들을 위한 배려인지 길이 잘 닦여져 있다 덕분에 휠체어나 유모차 밀고도 쉽게 갈수 있다 다만 경사가 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드디어 정상이다 저멀리 우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푸른바다는 쪽빛물결을 이룬다 가슴속이 뻥뚫린 느낌이다 세상 부러울것이 없다 내친김에 분화구 안까지 들어가 본다 화산활동 당시 용암이 흘렀던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바닥에 깔린 바위틈새를 자세히 보면 구멍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 역시 화구벽이라고 불리운다 분화구 주위를 둘러보아도 온통 풀밭 뿐이다 그야말로 천연요새다